비자금이나 뇌물을 생각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상자는 바로 사과상자입니다. 실제로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서 사과 상자에 든 돈을 넣어 건네주는 장면이 자주 등장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왜 많은 상자들 중에 사과 상자로 비자금을 넣을까요?
왜 사과상자일까요?
사과 상자의 역사는 1990년 초반에 금융실명제 도입 당시로 흘러 갑니다. 금융실명제란 1993년 김영삼 정부 때 시행하던 법으로 금융거래를 실명으로만 가능하게 한 제도입니다. 1960년대에는 예금 규모를 늘리기 위해서 차명이나 익명 거래를 허용했습니다. 하지만 비자금, 탈세로 인한 많은 문제가 생기가 결국 대통령의 긴급 명령을 통해 실명제로 전환되었습니다. 이렇게 금융 거래에 반드시 실명이 필요해지면서 더 이상 계좌로 주고 받을 수 없게 됩니다. 실명제가 도입되면서 익명으로의 계좌 거래가 불가능해지고, 추적을 피하기 위해서는 현금이 필수적이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1996년에 전두환 전 대통령 비자금 수사 과정에서 돈다발이 담긴 상자 수십 개가 발견이 됩니다. 당시 뉴스에서 검찰이 압수한 뇌물 상자 사진을 공개했는데 바로 그 상자가 사과가 그려진 사과 상자였습니다. 이 사건 이후로 국민들의 머릿속에는 사과상자는 바로 비자금이라는 공식이 암묵적으로 새겨졌습니다. 2002년에는 한나라당 선거캠프가 대기업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150억 원을 받은 '차떼기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때에도 트럭 안에 돈이 담긴 사과 상자를 전달했다가 적발되었다고 합니다. 이 사건들로 인해 사과 상자는 특별한 상징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정답: 바로 12억 5천만원! ★
사과 상자 대신 다른 물건을 이용한 비자금 거래 사례가 있을까요?
비자금 거래에 사용되는 방법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다양하고 창의적입니다. 사과 상자만이 아니라, 책, 와인 상자, 케이크 상자, 골프가방, 예술품, 가구와 같은 평범해 보이는 일상용품들이 이러한 목적으로 활용되곤 합니다. 예를 들어, 책 사이에 현금을 숨기거나, 와인 상자의 바닥이나 벽을 이중으로 만들어 그 사이에 귀중품을 은닉하는 식입니다. 또한, 예술품이나 가구의 경우, 그 자체가 고가의 가치를 지니고 있어 자연스럽게 가치를 숨길 수 있는 수단이 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방법들은 비자금 거래를 감추기 위해 고안된 것으로, 일상적인 물건들을 통해 현금이나 귀중품을 숨길 수 있게 함으로써, 일반적인 감시를 피해갈 수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특히, 이러한 물건들은 일상생활 속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들이기 때문에, 눈에 띄지 않고 의심을 사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런 예시처럼 비자금 거래에 관여하는 이들은 끊임없이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며, 일상 속에서 은밀하게 자금을 이동시키기 위해서 창의적이고 복잡한 방법들을 개발해 나가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2009년 5만 원권이 도입된 이후 돈의 부피가 줄면서 사과 상자 대체품으로 비타민 음료 상자로 바뀌게 됩니다. CCTV나 블랙박스의 대중화로 인해 부피가 큰 상자보다는 작은 상자로 바꾸면서 눈에 띄지 않게 하려 합니다.
중국, 일본에서는 어떻게 비자금을 전달할까요?
우리나라에서 사과상자, 비타민 상자라면 중국에는 월병 상자, 일본에는 귤 상자가 있습니다. 중국은 명절인 중추절에 전통 과자인 월병을 주고 받는 문화가 있습니다. 이를 이용해서 뇌물을 주고받는다고 합니다. 특별히 월병 상자에 돈을 넣는 것이 아니라 월병 상자 안에 팥 대신 돈이나 귀중품을 넣어서 전달한다는 것입니다. 영화 '신세계'에서도 월병 속에 돈을 넣어 전달하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중국은 더 나아가 월병을 황금으로 만드는 경우까지 있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모바일 결제가 활성화되면서 '사이버 월병'이라는 고액 상품권이 나타났다고 합니다. 일본은 뇌물을 전달할 때 귤 상자에 담아 전달한다고 합니다. 양갱 상다, 케이크 상자에 담겨있는 디저트 안에 귀중품을 넣어 운반한다고 합니다.
그 밖에도 하와라(Hawala)는 중동, 아프리카, 남아시아 등에서 이용되는 전통적인 자금 이동 방식입니다. 이 방법은 은행 시스템을 사용하지 않고, 신뢰에 기반한 네트워크를 통해 자금을 전달합니다. 하와라는 공식적인 기록이 남지 않아 추적이 어렵습니다. 또한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같은 가상 화폐는 익명성과 전 세계적인 접근성 때문에 비자금 전달 수단으로 사용됩니다. 가상 화폐를 통한 거래는 추적이 어렵고, 국경을 넘는 데에도 제약이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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